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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불시착, ‘어쩔수가없다’[多리뷰해]

2025-09-24 HaiPress

多리뷰해 (120) ‘어쩔수가없다’


박찬욱표 웃픈 자본주의 풍자쇼…이병헌 날고,손예진 묻히고


해외 반응 터졌지만 국내 평단 엇갈려…관객 호불호 극명

사진 I CJ ENM [작품소개]‘한국의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로 꼽은 바,원작은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 받았으나 무관,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선 국제 관객상 수상함.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출연. 9월 24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9분.[줄거리]‘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 아내 ‘미리’(손예진),두 아이,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만수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는다.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그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하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그는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문 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선출’(박희순) 반장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문 제지’의 자리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격이라고 확신한 만수는 극단적인 결심을 한다.

사진 I CJ ENM [오프닝]

집 앞 마당에서 땀을 닦으며 열심히 장어를 굽는 ‘만수’(이병헌). 그러고는 “와라,가을아”라고 읊조린다.

그의 뒤에서 상차림 중인 아내 ‘미리’(손예진)은 아들에게 “아빠 회사에서 (장어를) 보내준 거야. 일 잘한다고. 명절도 아닌데 말이야.”라며 기분 좋아한다. 그리고는 첼로 연습 중인 딸을 부르러 2층으로 향한다. 내리 쬐는 햇살 아래 네 가족이 꼭 껴안는다. 만수는 더할 나위 없이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행복해 한다.

사진 I CJ ENM [캐릭터 소개]

#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한 구직자이자 가장,‘유만수’(이병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제지회사에 취업하고,공장 다니면서 치열하게 공부해 방통대 학사학위를 딴 만수. 한때 알콜 문제를 겪은 시간도 있었지만,지금은 특수제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녀,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부족함 없이 살아가고 있는 이 평범한 가장이 25년간 헌신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다.

‘실직은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반드시 재취업에 성공한다’고 거듭 자신을 다독여보지만,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지며 어렵게 장만한 집까지 내놓아야 할 처지에 몰린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만수’는 이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한다.

# 위기일수록 더 강해지는 만수의 아내,‘이미리’(손예진)

밝고 유쾌한 성격의 ‘미리’는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어떤 상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남편 ‘만수’의 실직에 질책보단 위로를 건네고 가족의 중심이 되어주는 ‘미리’.

취미인 댄스와 테니스를 관두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며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위기에 대처한다. 하지만,시간이 지날수록 ‘만수’가 매달리는 구직 활동이 보통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감지한다.

# 잘나가는 제지 회사 반장,‘최선출’(박희순)

제지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여전히 잘나가는 회사 [문 제지]의 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출’.

절박한 심정으로 이력서를 들고 ‘문 제지’를 찾은 ‘만수’에게 면박을 주지만,한편으로는 연민을 느끼며 그를 챙긴다. SNS 속 ‘선출’은 늘 호기롭고 다 가진 듯한 모습이라,‘만수’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사진 I CJ ENM # 재취업이 절실한 업계 베테랑,‘구범모’(이성민)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 ‘범모’는 평생을 제지 회사에서 근무해온,타자기를 사용하고 LP 음악만 고집하는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제지 업계로의 재취업만이 그의 유일한 목표.

그러나 구직 생활이 길어지자 술에 의지해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며 아내의 사랑마저 서서히 잃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줄기 빛과 같은 구인 공고를 발견한다.

# 범모의 아내이자 풍부한 감성의 여배우,‘이아라’(염혜란)

‘범모’의 아내 ‘아라’는 예술가적 기질의 인물이다. 매번 연기 오디션에서 낙방하지만,결코 자신감과 낭만을 잃지 않는다. 실직한 후 무기력하게 변해버린 ‘범모’의 모습이 못마땅한 ‘아라’는,한때 매력적이었던 그의 과거를 그리워하며 사랑과 실망,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자,‘고시조’(차승원)

‘만수’의 또 다른 잠재적 경쟁자. 제지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던 기술자였지만 구조조정 이후 일자리를 잃고 고향에 있는 구두 가게의 매니저로 일한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도 매사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며,구두 한 켤레라도 더 팔기 위해 애쓴다.

사진 I CJ ENM [단소리]

# 주제의식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내몰린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는 현대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출발점. 생계를 위한 사투,무너져가는 자존심,가족의 상처가 감각적으로 담겨 있으며,경쟁 사회의 불안과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다룸. 개인의 필연적 몰락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메시지를 던지는 지점에서 작품의 의의가 있음.

# 이병헌의 연기 차력쇼

역시 명불허전 이병헌. 중년 가장의 절박함부터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얼굴,벼랑 끝에 선 분노와 체념까지 촘촘하게 표현해냄. 관객 반응도 “이병헌 연기 덕에 몰입했다”는 평가가 압도적. 다만 그가 이미 여러 차례 보여준 강렬한 연기 결을 크게 벗어나진 않아,완성도와는 별개로 신선함은 아쉬움.

# 박찬욱표 독보적 미장센

감독 특유의 연출은 여전히 건재함. 유머와 비극을 오가는 호흡,화면을 채우는 미장센은 스타일리시하고도 아름다움. 류성희 미술감독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만수의 집 마당,분재로 가득한 온실,음악 감상실 같은 디테일한 공간은 극에 생생한 결을 더함. 80년대 가요와 클래식,제지 공장의 기계음까지 활용된 사운드는 주인공의 내적 불안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키며,관객이 꼽은 인상 깊은 장면들 역시 음악과 공간의 힘에서 비롯됨.

사진 I CJ ENM [쓴소리]

# 몰입이 안 되는 전개

만수가 극단적 상황에 빠져드는 과정은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만,감정적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함. 애초에 의도한 거였더라도 투머치 전개는 쾌감을 떨어뜨림. 관객 반응에서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는다”,“굳이”,“저렇게까지?”라는 지적이 상당히 많았음. 사건 전개의 동력이 약하다 보니 긴장감보다는 피로감이,묵직한 메시지로 가는 길목이 거칠고 난항이 상당히 많은 느낌.

# 극명한 호불호

외신은 유머와 은유를 높이 평가했지만,국내 관객의 반응은 엇갈림. 웃음을 주는 순간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대체로 예상 가능한 결에 머물며,파격적인 새로움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엔딩 역시 의미는 분명하나 여운이나 충격의 강도는 전작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 개봉 후에도 관객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것으로 보임.

# 초호화 조연진의 평면적 활용,역대급 아우라 없는 여성 캐릭터

화려한 조연 라인업은 그 잠재력과 기대치에 비해 활용도가 낮음. 차승원,박희순,이성민 같은 배우들이 스쳐 지나가듯 소비되고,염혜란은 신선한 파격 얼굴을 보여주지만 전체적 균형을 바꾸기엔 역부족.

손예진이 연기한 ‘미리’ 또한 가족을 지탱하려 애쓰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풍자와 비극 사이 균형을 잡지만,박찬욱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이 지녔던 아우라는 상대적으로 옅음. 관객들도 “조연진을 이렇게밖에 쓰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을 가장 많이 드러냄. 멀티 캐스팅의 미덕이 없음.

사진 I CJ ENM [흥행소리]

순 제작비는 약 170억원. 정식 개봉 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전 세계 200여개 나라에 선판매 됨에 따라 순 제작비 회수에는 이미 성공한 상황. 예매율도 1위로 박스오피스 왕좌는 무난하게 오를 것으로 보임.

다만 박찬욱 감독이 ‘천만 관객 동원이 목표’라고 밝힌 만큼 흥행 수치는 ‘거장의 자존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임.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비롯 박 감독의 ‘가장 인간적인’ ‘가장 대중적인’ 등의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음. 이병헌은 무대인사 공약을,손예진은 단체 코스튬 댄스 공약을 내걸기도. 다만,국내 평단과 선 관객 평이 엇갈리고 있어 초대박 흥행의 꿈을 이루기엔 쉽지 않아 보임.

[시청자소리]

“웃음과 감정의 전환이 충격적으로 신선” “예상했어도 예상한 것 이상의 울림” “단순한 웃음이 아닌 통증을 동반한 씁쓸한 웃음” “그림 같은 미장센” “박찬욱 특유의 스타일 살아 있네” “가장이라는 역할,생계 압박,경쟁 사회 속 불안 같은 현실적 요소들이 녹아 들어간 주제” “블랙코미디의 정수”

불호

“대중적이지도 예술적이지도 않음” “기대값에 못미치는 만족감” “만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치닫는 과정이 납득불가,공감불가” “끝까지 몰입해서 볼 인물이 없음” “굳이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음” “예상 가능한 전개,유사한 톤의 반복” “노 신선,노 파격,노 대중적” “전작들에 비해 충격 혹은 감정 잔상,여운이 덜함” “특급 라인업을 이렇게 못살리나” “조연들의 평면적 쓰임 아쉬움” “‘헤결’보다 덜 대중적”

사진 I CJ ENM [제 점수는요(★5개 만점,☆는 반개)]

# 별점 ★★☆

거장의 막다른 골목 (한현정 기자)

# 별점 ★★★

취향 저격 실패,어쩔수가없다 (양소영 기자)

# 별점 ★★★

또 한 번 이병헌은 경이롭다 (엔터 관계자)

# 별점 ★★★★

박찬욱의 가장 유머러스한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작품 (영화 평론가)

# 별점 ★★★★☆

심리적 긴장감과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극장 관계자)

# 별점 ★★★★

박찬욱,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이란 증명 (배급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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